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려봅니다.

2020년은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임에 분명합니다. 저에게도 힘든 시절이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억이 나중에 큰 경험일 것 같아 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하나 올려보려 합니다.

#코로나

https://youtu.be/6_Qkd3KUo7I

2020년 2월 한국에서 코로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였을 때만 해도, 미국에 있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습니다. 저야 한국에 가족, 친구들이 있으니 소식을 접하면서 걱정하였지만, 미국에서는 아주 먼 이야기라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3월 첫 번째 주 월요일이 저에게는 마지막 출근이었습니다. 1주일 2주일 만에 미국이 온통 아수라장이 되진 않았지만, 저처럼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회사차원에서 집에서 일해도 된다고 하여, 그 월요일 퇴근길에 랩탑을 챙겨 오며, "난 내일부터 집에서 일할께" 하며 퇴근한 것이 마지막 기억입니다. 현재 12월. 10개월 동안 오피스를 연 곳은 없습니다.

그렇게, 며칠 후 회사에서 나오지 말라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였고, 뉴욕 주 전체 lockdown 은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어리둥절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할 때도, 슬랙(Slack) 채널에서는 너무 오버한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한참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는 온통 코로나 이야기가 퍼졌고, 휴지가 동나고, 음식이 동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도 3월 4월 음식을 구하러 grocery에 갔다가 줄이 너무 길고 마스크도 없을 때여서 무서워서 그냥 돌아온 게 한두 번이 아녔습니다.

본격적으로 온라인 식료품 배송과 음식 배달이 일상이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Doordash를 시작으로 음식을 가끔씩 시켜먹기 시작하였고, Jersey City까지 배송되지 않던 한인 반찬 가게도 서서히 멀리 배송을 하는 곳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3월-4월 경제가 망할 것처럼 주식은 폭락하고, job을 잃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늘어가는 뉴스를 보며 살아가고 있었으며, 그래도 우리 회사는 큰 회사니깐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감사히 지냈습니다.

2020년 3월 23일 

#실업

Blackboard Insurance, a tech subsidiary of AIG의 기억은 상당히 좋습니다. 아마도 앞으로도 이런 회사에서 다시 일할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회사 비즈니스가 잘 되는 듯, 코로나 상황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듯 생각을 하고 집에서 working-from-home 모드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5월 1일, AIG에서 funding을 끝내면서 run-off 해야 된다는 첫 번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느라 수고했지만, 비즈니스를 100% close 하기로 결정이 되었고 8월 31일 블랙보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기사 - https://coverager.com/erasing-blackboard/

회사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는 기사
표정이 좋지않을걸 보니, 거의 마지막 WebEx 미팅인것 같습니다.

#자전거사고, 3번의 수술, 3번의 응급실, 3번의 코로나 검사

6월 13일 토요일 오후. 동네 자전거를 타러 나왔다가 저는 인생의 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전거 사고로 오른쪽 팔목이 부러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응급실에 실려가고 당일 응급처치와 수술, 2주 후 골절 수술, 6주 후 제거 수술. 총 3차례 수술과 3번의 응급실 경험을 몇 주 만에 다 겪게 되면서 몸은 피폐해지고 마음도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주 타던 경로인데, 이날은 완주 하지 못하고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이야기를 하려니 예전 생각이 떠오르며 글을 이어가지 못하겠네요. 너무 고통스러워서 6개월 전일인데 아직도 끔찍한 생각이 드네요. 이것은 나중에 다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술 2번 하고 Surgeon 을 만났을때 찍은 사진으로 대채합니다.

#재활

마지막 External Fixation 제거 후 2주 후부터 재활을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재활이라는 것 자체를 상당히 가볍게 금방 끝나는 일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몇 주만 하면. 1달만 지나면 막 예전처럼 지낼 거라 생각했으나, 제 예상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1달 동안 운동했을 때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손목이 거의 움직이지 않아 거의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기 시작했고, 오른손으로 식사를 할 수 있고, 오른손으로 머리를 감을 수 있고, 양치질도 오른손으로, 커피도 오른손으로 마실수 있기를 기다렸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재활 시작한 지 6개월이 막 지났습니다. 현재 상태는 컴퓨터 키보드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일상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운동은 아직도  불가능하고 무거운 것을 들을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2-3달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집중하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 봄에는 운동을 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6개월은 스트레칭 2-3달은 근력과 스트레칭, 예상컨대 저는 8개월의 재활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0% 정도 회복이라고 가정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재활은 정말 기나긴 싸움이라고 하십니다. 1년 2년 더 오래...

#미국보험

항상 말로만 듣던 것을 현실로 경험한 한 해였습니다. 미국 의료비용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비싼지 불편한지 대한 이야기입니다. $120,000 이상 금액이 나왔습니다. 정말 억 소리 난다는 이야기를 여기서 알게 되었습니다. 보험이 없거나, 적당한 보험이라면 개인에게 부담되는 금액이 터무니없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꽤 좋은 보험"을 가지고 있었고, 총 $3,000 (간단히 300만 원) 정도 비용이 들었습니다.

미국 보험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도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고 당일 응급실에 실려간후 그날 저녁 수술 받은게 USD 5만불이 나왔습니다. 한화 5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나왔습니다. 가장 큰 수술은 사실 2주후에 받았기에 기본 수술이 저렇게 나온금액입니다.

#헤어짐

...

#재취업

결론적으로 취업을 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1월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했지만, 2020년 너무 힘들었던 한해라 재활치료만 집중하자는 생각에 취업을 하려는 마음을 잠시 접어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가 취업을 해야만 하게 만들었는데 하나는 보험이었습니다. 8월 31일 회사가 문을 닫고 COBRA를 통해서 보험은 18개월 커버가 되는 상태였지만, rate 이 상당히 비쌌습니다. 9월은 $100 정도였지만 10월부터 $650 정도로 가격이 올라가니 여간 부담이 아녔습니다.

온종일 병원에 다녀오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니 힘도 빠지고 정신 상태도 희미해져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천천히 LinkedIn을 시작으로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과 전화통화라도 시작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인터뷰가 진행되다 보니 다음 단계, 또 다음 단계가 이어져 결국 마지막에 미국 국책 연구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Offer

어려운 시기에 취업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 연말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감흥 없이 항상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기분이 묘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작년 생각이 나고 아직도 끊임없이 매일 병원을 다니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로 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모두에게 많은 기억을 남은 한 해가 분명합니다. 저에게는 lifetime event 사고도 있었고 트라우마로 좀 고생했지만, 결국 인생을 이렇게 또 앞으로 계속 전진하는 것인가 보네요.

2021년은 건강을 더 챙기고 평온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4월 봄이 되어 테니스 그립을 잡고 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길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 많이 안정화 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10년 후 읽었을 때 후회 없길 바라봅니다.

12/2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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